49층 열어줬더니 이게 문제였다 — 목동 재건축 발목잡은 병풍설계

서울 양천구 목동13단지 재건축의 통합심의가 보류됐습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층수'입니다. 설계를 맡은 ANU가 상당수 동을 최고 층수인 49층으로 일괄 배치하는 이른바 '병풍설계'를 제출했는데,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9층까지 지을 수 있게 규제를 풀어줬더니, 이번엔 그 높이를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새로운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35층 규제 폐지'가 불러온 예상 밖 문제
서울시는 2021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기존 '35층 제한 규제'를 폐지하며 최고 49층까지 재건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다만 여기엔 전제조건이 있었습니다 — 동별 높낮이를 다양하게 조합해 입체적인 스카이라인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동13단지 설계안은 이 전제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다수 동을 획일적으로 49층에 맞춰 배치했습니다. 옆에서 보면 마치 병풍을 세운 것처럼 층고가 일정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게 되는 구조라 '병풍설계'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 항목 | 내용 |
|---|---|
| 대상 단지 | 목동13단지 |
| 설계사 | ANU |
| 문제 지적 | 다수 동을 최고 층수(49층)로 일괄 배치 |
| 서울시 가이드라인 | 최고층수 주동 비율 전체의 10% 내외로 제한, 주동 높이 3개 이상으로 다양화 |
| 참고 사례 | 목동6단지는 지상 49층·2,170세대로 통합심의 통과 |
층수 제한을 풀어준 진짜 이유
35층 규제가 있던 시절에는 모든 단지가 균일하게 낮은 높이로 지어져 스카이라인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서울시가 49층까지 허용한 것은 단순히 더 높이 지으라는 뜻이 아니라, 층수를 다양하게 조합해 입체적인 도시 경관을 만들라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재건축 조합·시공사 입장에서는 설계를 다양화하는 것보다 최고 층수로 통일하는 편이 시공 효율이나 세대당 조망권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아, 이런 '병풍설계' 유혹이 계속 생기는 구조입니다.
이번 사례가 다른 재건축 단지에 주는 신호
서울시는 목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에 "주동 높이는 3개 이상으로 다양화하고, 최고층수 주동 수는 전체의 약 10% 내외로 계획하라"는 개략적인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목동13단지의 통합심의 보류는 이 가이드라인이 실제로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첫 사례로 꼽힙니다. 반면 앞서 통합심의를 통과한 목동6단지(49층·2,170세대)는 이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다른 목동 단지들도 이 기준에 맞춰 설계를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목동뿐 아니라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 사이에서도 '49층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번 사례가 앞으로 층수 규제 완화와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 사이에서 재건축 조합들이 겪을 시행착오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