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또 흔들렸다 — 보름새 열 번째 지진 왜

전남 해남군 서북서쪽 21km 지역에서 28일 규모 2.2 지진이 또 발생했습니다. 지난 14일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만 이번까지 10차례, 사람이 느끼기 힘든 미소지진까지 합치면 93차례에 이릅니다. 한 지역에서 큰 피해 없이도 이렇게 잦은 지진이 이어지는 이유가 궁금해질 법한 상황입니다.
'군발지진'이란 무엇인가
한 지점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지진이 몰려서 발생하는 현상을 '군발지진'이라 부릅니다. 보통의 지진은 큰 본진 이후 여진이 잦아드는 패턴을 보이지만, 군발지진은 뚜렷한 본진 없이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반복되는 게 특징입니다. 해남 지역은 과거에도 이런 군발지진 패턴을 보인 적이 있어, 전문가들은 지표면 아래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숨은 단층'이 반복적으로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왜 하필 해남인가
한반도는 일본이나 대만처럼 판 경계에 바로 붙어 있는 지역이 아니라 판 내부에 속해 있어, 지진 발생 빈도 자체는 낮은 편입니다. 다만 판 내부라고 지진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지각 응력이 특정 단층대를 따라 간헐적으로 방출되는 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합니다. 해남 지역은 지표에 뚜렷하게 드러난 대형 단층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이런 군발지진이 반복되고 있어, 기상청과 지질 연구기관이 정밀 관측망을 통해 원인 단층을 특정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규모 2점대 지진, 실제로 위험한가
규모 2.0~2.9 지진은 진앙 인근에서도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건물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이번처럼 보름 새 10차례, 미소지진까지 90차례 넘게 반복되는 패턴 자체는 이례적이라, 기상청은 향후 이보다 큰 규모의 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관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6년 전에도 있었던 일
해남의 군발지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0년 5월에도 해남 인근에서 보름 새 70여 차례 지진이 이어진 사례가 있었고, 당시에도 지질 전문가들이 '숨은 단층' 가능성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그 이후 몇 년간 잠잠하다가 이번에 다시 활동이 감지된 셈인데, 당시 사례가 큰 피해 없이 자연스럽게 잦아들었다는 점은 이번 상황을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근거로 참고할 만합니다. 다만 두 시기 모두 정확한 원인 단층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어, 반드시 대형 지진의 전조로 단정할 근거 역시 아직은 없습니다.
지진 정보는 기상청 지진화산정보 홈페이지나 안전디딤돌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정확한 원인 분석 결과는 관측이 더 쌓인 뒤에 나올 가능성이 크므로 공식 발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해남 인근 주민이라면 진동을 느꼈을 때 즉시 대피하기보다는, 먼저 책상 아래 등 안전한 곳에서 몸을 보호하고 흔들림이 멈춘 뒤 상황을 확인하는 게 기본 행동 요령입니다. 미소지진까지 포함해 관측 빈도 자체가 늘고 있는 지역인 만큼, 집 안 가구 고정 등 평소 지진 대비를 미리 점검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