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HVDC 케이블 — 해저 송전 기술 경쟁력 뜯어보기

대한전선이 세계 최대 전력망 전시회 'CIGRE'에서 HVDC(고압직류송전) 해저·지중 케이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해상풍력 확대와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HVDC 케이블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HVDC 케이블, 왜 지금 중요해졌나
HVDC는 전력을 교류(AC)가 아닌 직류(DC) 형태로, 그것도 매우 높은 전압으로 송전하는 방식입니다. 장거리 송전에서 손실이 적고, 특히 해저 케이블처럼 먼 거리를 연결해야 하는 구간에서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해상풍력 발전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 풍력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육상까지 끌어오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됐는데, 이 구간에 HVDC 해저케이블이 핵심 인프라로 쓰입니다.
대한전선, 어디까지 기술을 쌓았나
대한전선은 2017년 500kV급 HVDC 케이블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이후, 500kV XLPE(가교폴리에틸렌) 전류형·전압형 HVDC 케이블 시스템에 대한 국제 인증을 확보했습니다. 2023년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525kV 전압형 HVDC 케이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인증까지 마쳤습니다. 전압 등급을 500kV에서 525kV로 끌어올린다는 건 같은 굵기의 케이블로 더 많은 전력을 보낼 수 있다는 뜻이라,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여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테스트센터와 생산시설, 얼마나 갖췄나
기술 개발만큼 중요한 게 이를 검증하고 양산할 수 있는 인프라입니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에 640kV급 HVDC 육상·해저케이블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같은 당진에 해저케이블 1공장을 가동 중입니다. 여기에 더해 해저케이블 2공장도 2027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생산 능력을 늘려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CIGRE 전시회에서는 해저케이블 생산부터 시공까지 일괄 진행할 수 있는 '턴키 역량'을 강조했는데, 이는 케이블만 파는 게 아니라 설치·시공까지 포함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왜 해저케이블 시장이 커지고 있나
전 세계적으로 해상풍력 발전 용량이 늘어나는 흐름과 함께, 국가 간 전력망을 해저로 연결하는 '인터커넥터' 프로젝트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여러 국가가 해저케이블로 전력망을 연결해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을 주고받고 있고, 아시아·아메리카 지역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500kV급 이상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설계·생산·인증까지 갖춘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아,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수주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력·에너지 엔지니어가 참고할 지점
- 전압 등급 상승이 곧 기술 난이도 상승을 의미합니다. 500kV에서 525kV로 올라가는 건 단순한 숫자 차이가 아니라, 절연 설계·소재 기술의 진보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라 관련 소재·설계 기술 동향을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 테스트 인프라의 존재가 신뢰성의 지표가 됩니다. 640kV급 시험이 가능한 자체 테스트센터를 보유했다는 건, 해외 인증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도 자체 검증 역량을 갖췄다는 뜻입니다.
- 턴키 역량이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흐름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케이블 제조사들이 시공·설치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강조하는 흐름은, 향후 관련 프로젝트 입찰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해상풍력이 전 세계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면서, 그 전력을 실어 나르는 해저케이블 기술도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해외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입니다.